김장욱 이마트24 대표이사(56·사진)는 2020년 10월 취임 후 슬로건을 '딜리셔스 아이디어'로 변경했다. 맛, 서비스,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에서다.

이마트24는 현재 유명 맛집과 손잡고 다양한 RMR(레스토랑 간편식)을 선보이며 '맛'을 경쟁력으로 삼는 데 집중하고 있다.

편의점 본연의 경쟁력을 키우면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게임을 접목하거나 NFT(대체불가토큰) 멤버십 등을 선보이는 등 서비스 혁신을 주도했다. 편의점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마트24는 팝업스토어 등에 힘주며 마케팅 차별화를 꾀했다. 편의점 도시락을 사면 주식 한 주를 공짜로 주는 '주식 도시락'도 선보였다.

이런 전략은 고객 유인으로 이어져 매출 증대 효과를 거뒀다. 이마트24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조11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성장했다.

흑자전환 신호탄도 쏘아 올렸다. 이마트24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냈다. 이마트24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8억원을 기록해 전년 35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신세계그룹이 2014년 위드미를 인수해 편의점 업계에 진출한 지 9년 만이다.

점포 수도 늘고 있다. 이마트24의 점포수는 ▲2017년 2652개점 ▲2018년 3707개점 ▲2019년 4488개점 ▲2020년 5169점 ▲2021년 5857개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금융과 모빌리티, 전기 배터리 충전(오토바이) 점포 확대에 집중했다. 올해는 다양한 ICT(정보통신) 기술을 적용해 더 스마트하게 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의 리테일테크 전략은 '기술 전문가'로 불리는 김 대표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학사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 석사, UC버클리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공학도다.소위 뼛속까지 공대생이던 김 대표는 UC버클리에서 경영학(MBA)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소프트뱅크벤처스 설립 초기 부사장으로 2년간 활약했다.

2007년 SK텔레콤 글로벌 사업본부와 SK플래닛 위치기반서비스(LBS) 사업부를 이끌다 2013년부터 신세계그룹에 합류했다. 김 대표는 평소 직원들에게 혁신과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으며 타운홀미팅 등에서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질문을 받고 즉시 답변을 하는 등 현장 소통도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글로벌 경영 보폭도 넓히고 있다. 이마트24는 2021년 6월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 유나이티드 프론티어 홀딩스와 손잡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12월23일 싱가포르 1호점에 이어 이튿날인 24일 2호점을 잇따라 열었다. 국내 편의점 기업 중 싱가포르 진출은 이마트24가 최초다. 김 대표는 올해 싱가포르 매장 10개점 오픈, 5년 내 300개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