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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상장해야 하는데"… 조급한 11번가

[머니S리포트 - 이커머스 IPO 삼남매의 운명은] ② '약속의 날' 다가와 몸집 불리기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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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23년은 주요 이커머스 기업의 기업공개(IPO) 성적이 갈리는 해로 점쳐진다. '이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을 꿈꾸던 마켓컬리는 투자 심리 약화에 백기를 들었다. 그다음 타자로 꼽히는 11번가는 재무적 투자자와의 약속으로 상장을 피할 수 없지만 기업가치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이마트라는 '비빌 언덕'이 있는 SSG닷컴은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언제든 상장만 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IPO를 앞둔 주요 이커머스들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11번가가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타운홀 스피치에서 11번가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는 하형일 11번가 각자대표(왼쪽)와 안정은 11번가 각자대표. /사진제공=11번가
◆기사 게재 순서
①컬리, 기업가치 절반으로 '뚝'… 코스피 상장 안갯속
②"올해는 상장해야 하는데"… 조급한 11번가
③"시장 상황 예의주시"... 느긋한 SSG닷컴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던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한국거래소(코스피) 상장 계획을 결국 연기하면서 '다음 타자'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주요 이커머스 가운데 IPO를 준비하고 있는 곳은 11번가다. 얼어붙은 시장 상황에서도 11번가는 물러설 수 없다. 상장길을 밟아야만 하는 타자다.



"계획대로 갈 길 간다"는 11번가



11번가 사옥 내부. /사진제공=11번가
11번가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계획대로 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다. 2018년 국민연금·새마을금고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2023년 9월 말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11번가는 지난해 재무적 투자자(FI)에 IPO 연기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약속한 기한 내 상장에 성공하지 못하면 투자금의 8% 수익을 붙여 돌려줘야 한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 IPO 추진을 위한 선정을 마쳤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 공동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주관사들과 현 공모주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시장 환경 등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1세대 이커머스 사업자인 11번가는 안정적인 업체로 평가된다. 최대 주주는 80.26%의 지분을 보유한 SK스퀘어로 2008년 서비스를 시작해 오픈마켓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오픈마켓은 통신판매중개자다.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판매자들이 물건을 판매할 수 있도록 소비자와 중개해준다. 오픈마켓의 주요 수입원은 입점업체와의 중개수수료와 광고 수익이다.

그동안 11번가는 오픈마켓의 특성상 성장세가 부각되지 않았다. 11번가의 최근 실적(매출)을 살펴보면 ▲2020년 5456억원 ▲2021년 5614억원 ▲2022년(3분기 누적) 4717억원 등이다.



덩치 키우기에 마음 급하다



11번가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손실이 불어나고 있다. /인포그래픽=이강준 기자
그동안 정체된 매출 추이를 보였던 11번가는 IPO가 가까워지자 몸집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15.5% 성장을 이뤄냈다.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11번가는 다양한 서비스를 내놨다. 2021년 론칭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이커머스 업체다. 론칭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다만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 후 11번가 해외직구 거래액은 이전 대비 3배 증가했다. 11번가가 해외직구 서비스 부각이 전무했고 '아마존'이란 존재감을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11번가의 매출 확대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소비자들이 다양한 사이트를 통한 해외직구에 익숙해졌고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상품 구색이나 가격에서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1번가는 지난해 리테일(직매입+위탁판매) 사업 확대에도 나섰다.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달 '슈팅배송'을 론칭했다. 평일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는 익일배송 서비스다. 생활용품, 간편식, 생활가전, 음향가전 등을 주로 판매한다. 직매입을 통해 매출 규모를 늘리기에 유리하다. 지난해 브랜드관 론칭과 슈팅배송 성장으로 연간 매출 신장률은 30%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11번가가 덩치 키우기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FI들의 투자 과정에서 2조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1조원대로 내려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다른 약점은 수익성이다. 11번가는 2019년 이후 내리 적자를 내고 있다. 11번가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0년 98억원 ▲2021년 694억원 ▲2022년(3분기 누적) 1062억원 등이다. 적자 폭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적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이커머스 경쟁 속 생존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크다.

11번가 관계자는 "치열한 시장 경쟁 속 '성장을 위한 투자'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손실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모주 투자자들이 적자 기업인 이커머스를 기피하는 현상을 피해 가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에 성공해야 하는 11번가는 올해 계속해서 외형 성장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하형일 11번가 사장은 "2023년은 '11번가 2.0' 실행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플랫폼 경쟁력과 잠재력을 기반으로 IPO를 포함해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성장 노력을 지속해 주도적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toyo@mt.co.kr  | 

안녕하세요. 머니S 유통팀 연희진입니다. 성실하고 꼼꼼하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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