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이 식당 매출 감소 폭을 줄여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에서 라이더들이 배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속 자영업자들의 매출 감소 폭을 줄여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국경제학회에 게재된 '배달앱 이용과 음식점업 매출:대구광역시 코로나19 효과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배달 앱 이용 음식점과 비이용 음식점 간에는 25%포인트(p)의 매출 하락 폭 차이가 발생했다. 배달 앱을 도입하지 않은 업체는 매출이 45% 하락했다. 반면 도입한 업체는 20%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음식점업의 일 매출을 100만원으로 가정하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배달 앱을 이용하지 않은 업체의 일 매출은 55만원으로 추락한 데 비해 배달 앱을 이용한 업체의 일 매출은 80만원으로 선방했다"며 "매출 하락분(45%)의 절반 이상(25%)을 배달 앱으로 보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논문은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가 신한카드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대구광역시 외식업체 3만개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발병 초기(2019년 11월~2020년 4월) 매출액 변화를 분석했다. 조사는 외식업체를 '일반음식점'(한식·일식·중식·양식·일반대중음식 등) '패스트푸드'(패스트푸드·치킨·피자 등) '식음료점(카페·베이커리 등)' 등 업태별로 나눠 진행했다. 국내 외식사업자 가운데 일반음식점은 80%, 패스트푸드와 식음료점은 각각 10% 차지한다.

3가지 업태 가운데 매출 방어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식당 대부분이 속하는 일반음식점 분야로 나타났다. 배달 앱을 사용하지 않은 일반음식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액이 42% 감소했지만 배달 앱을 이용한 업체는 18%만 감소했다. 배달 앱 이용 여부에 따라 매출 격차가 24%p나 발생한 것.

업종별 '배달앱 방어 효과'는 조금씩 다르게 나타났다. 프랜차이즈가 많은 패스트푸드 업종은 배달 앱 이용업체와 미이용업체 간 매출액 감소 폭 차이가 거의 없었다. 배달 앱 이용, 미이용 모두 해당 기간 매출액이 7% 감소했다. 프랜차이즈는 자체 배달 앱을 통한 비대면 채널과 자체 배달원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식음료 업종의 경우 배달앱 이용업체의 매출 감소율은 19%로 미이용 업체(33%) 대비 매출액 감소가 14%p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현배 교수는 "배달 앱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 제공으로 대면 활동에 제약을 받던 음식점들이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었다"며 "외식업주들은 앞으로 있을 다른 팬데믹을 대비하여 온·오프라인 채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번 논문은 자영업자에 직격탄이 된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사회 환경 속에서 배달 앱들이 식당들 매출 보전에 어느 정도 역할을 했는지를 실증해 수치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