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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 위기 '지역화폐'…경기도 청년기본소득에 가장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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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김동연 경기지사는 안양남부시장을 찾아 추석 명절 물품 구매하며 상인들과 소통하고 있다. / 사진제공=경기도=
정부는 최근 2023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은 지난해 1조522억원에서 올해 6050억원으로 감소했다가 내년 정부안에서는 0원이 됐다.

지역화폐는 전국 10개 광역 자치단체와 220여개 기초자치단체가 지역 내 소비를 늘리기 위해 자체 발행하는 화폐다. 지역 내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일정 비율(통상 10%)을 캐시백 형태로 돌려준다.

김완섭 기재부 예산실장은 2023년 예산안 발표 브리핑에서 예산 삭감 사유에 대해 "지역사랑상품권은 효과가 특정 지역에 한정되는 온전한 지역사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이후 지역 상권과 소비가 살아나는 상황에서는 긴급한 저소득·취약계층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데 우선순위가 있다고 생각해 정부 예산안에 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역화폐에 대한 예산 삭감은 현 정부 들어 어느 정도 예상돼 있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월 "전국 지역화폐를 중앙정부 예산으로 대대적 지원한 부분에 관해 학계 등 전문가의 많은 지적이 있어 예산편성 과정의 원점에서 실효성 등을 점검하는 중에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지난 8일 안양남부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화폐 예산 삭감은 경기도는 물론 각 지역에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전통시장 상인, 소비자에게 고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화폐가 소비 진작과 상권 활성화 등에 효과가 큰 사업인 만큼, 앞으로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가 이뤄진 후 다시 반영되길 바란다. 경기도 역시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경기지역화폐. / 사진제공=경기도
정부의 지역화폐 전액 삭감으로 경기도 대표 복지사업 가운데 청년기본소득은 가장 타격이 크다. 연간 1530억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청년들에게 주 결제수단으로 정착하기 위해 지급방식을 지역화폐로만 추진해 온 만큼 인센티브가 감소되면 도 부담이 커지면서 타격은 불가피하다. 그동안 지역화폐 사용시 정부와 지자체가 인센티브를 일정 비율 분담했지만, 정부지원이 없어지면 할인율 적용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부동산 거래절벽에 취득세가 급감하면서 경기도와 도내 시·군은 내년도 재정운용상황도 여의치 않아 추가적인 재정 투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김동연 경기지사 주요 공약사업 가운데 청년·농민·문화예술인기본소득 등 기본시리즈 사업은 지역화폐 사용으로 설계돼 있다. 착한 임대인지원과 버스·지하철과 택시 간 정액 환승할인제, 고령운전자 면허반납 등도 인센티브 지급이 지역화폐와 연동된다.

도내에서 한정된 지역화폐 사용을 늘려 지역경제 활성화를 노리는 관련 사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내년 국비 지원이 끊긴다면 추진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지자체들은 지역화폐에 대한 지역민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비축소는 정책의 일관성을 떨어뜨리는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달 31일 열린 도정 열린회의에서 "혹시라도 정치적인 이유나 목적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다면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지역화폐는 소상공인 매출 증진에 기여해 왔고, 전통시장 상인분들을 만날 때마다 긍정적 반응과 확대 건의를 들었는데, 국비를 전액 삭감했다는 건 경제와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상공인의 매출 하락과 민생 어려움이 가중시킬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획재정부가 '내년도 정부 예산'을 편성하며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한 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면서 "민생을 무엇보다 제일 우선시하겠다는 정부가 이런 결정을 하다니 이는 어처구니없고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대호 안양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형유통점과 대형 플랫폼의 확장으로 지역 소상공인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에서 지역 화폐는 재래시장 및 골목상권을 보호하고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상생의 방안"이라며 "서민을 위한 실효성 있는 경제살리기 정책인 지역화폐 지원을 위한 방안을 다시 한번 제고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경기도내 지자체장들은 정부의 지역화폐 국비 전액삭감에 반발하며 '지역화폐 사용 활성화 릴레이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챌린지 제안자인 최대호 안양시장을 필두로 안양시의회의장, 시흥시장, 광명시장 등이 릴레이로 동참 중이다.

일각에서는 경기지역화폐는 민선 7기 이재명 지사에 따라 붙는 이른바 대표 정책으로 민선 7기에서 지역화폐 제도가 대대적으로 시행됐다고 하더라도 민선 8기 김동연 현 지사 체제가 이를 그대로 따라할 이유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전한 자체 재정을 통해 효율적으로 정착시키거나 혹은 아예 폐기를 할수도 있는 사안이다.

지역화폐의 기능과 역할 등 본질적 접근보다 국민세금으로된 지역화폐를 인기요인으로 삼으려 한다면 김 지사가 강조해온 경제살리기 정책의 패착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역화폐 예산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다시 확보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김 지사는 "정부가 이번에 지역화폐 예산 과목조차 없애 국회 심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며 "국회의원들이 지역화폐의 취지에 공감해 예산을 반영하도록 나서달라"고 말했다.
경기=김동우 bosun1997@mt.co.kr  | 

머니s 경기인천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김동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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