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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음식 이상의 모든 것"… 레스토랑 간편식에 꽂힌 생물학도

세상의 모든 맛과 멋 탐험… 애칭은 '힙스터 성지 마니아'
이성표 CJ푸드빌 외식개발팀 프로 "식품 이상의 라이프 스타일 전반의 트렌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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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식문화에 지각변동이 일면서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성표 CJ푸드빌 외식개발팀 프로. /사진=장동규 기자
셰프의 요리를 레스토랑에서만 맛보는 시대는 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식문화에 지각변동이 일면서다. 외식보다는 내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레스토랑 간편식(RMR)이 등장했고 다양한 정찬을 집에서 먹을 수 있게 됐다.

RMR은 편의성을 넘어 유명 레스토랑의 맛과 분위기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가정간편식(HMR)의 진화 모델로 평가받는다. 이성표 프로는 CJ푸드빌 외식본부 상품팀을 진두지휘하며 RMR 제품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사라질 뻔했던 첫 제품 월드고메볶음밥의 반전


이 프로는 "월드고메볶음밥은 세계 각국의 특징을 담은 라이스 요리다"라고 말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이 프로가 입사 후 처음 기획했던 메뉴는 볶음밥이었다. '최고의 맛을 선사하겠다'는 의욕이 활활 타올랐던 그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제조 공정과정에서 기계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치로 원재료 함량을 높인 것. 그는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보다 원가가 2배 이상 비싸 내부에서 우려가 컸고 제조사도 여러 차례 물었다"고 돌아봤다. 작은 차이를 확연히 느낄 정도로 소비자들의 입맛 수준이 올라갔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이 프로는 볶음밥에 세계 각국의 특징을 담은 라이스 요리를 겨냥했다. 메뉴명은 월드고메볶음밥으로 정했다. 하지만 단종까지 논의됐을 정도로 초반 반응은 좋지 못했다. 출시 이후 3개월이 지나자 드라마틱한 반전이 일어났다.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색적이다' '시중에 찾아보기 힘든 맛이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제품 기획 의도가 제대로 반영된 것이다.


RMR 조직은 빠른 의사결정이 필수


이 프로는 "RMR 제품을 출시하는 팀은 트렌드를 내다보고 시장에 판단을 맡기는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RMR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두 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이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 이 프로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세분화하고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시장의 크기를 가늠해서 출시하는 것보다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기반해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역점을 둔다"고 귀띔했다.

팀은 스타트업처럼 젊고 빠른 조직을 지향한다. 기존 흐름을 따르기보다 트렌드를 내다보고 시장에 판단을 맡기는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한다. 때문에 CJ푸드빌에선 혁신적이고 진취적인 곳으로 평가받는다. 개발과 검증 과정을 거치는 프로세스를 과감히 덜어내 시장에 발 빠르게 도전한다. 이 프로는 "과거 마트나 편의점 진열대를 보며 시장조사를 했지만 RMR은 채널 자체가 온라인까지 확장됐기에 식품 이상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트렌드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덕분에 이 프로는 '힙스터 성지 마니아'라는 별명도 얻었다. 식문화 트렌드를 읽고자 세상의 모든 맛과 멋을 탐험한다. 음식에서부터 음악, 패션, 문화에 이르기까지 메가트렌드를 주시한다. 그는 "온라인 편집숍, 파인 다이닝 등을 방문하거나 디자인 매거진을 탐닉하며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가 미식을 바라보는 시선은 남다르다. 단순한 조리법을 넘어 플레이팅과 연출 등 감수성까지 눈여겨본다. 그는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에만 만족하지 않고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제품을 기대하고 경험하고 싶어한다"며 "이러한 니즈를 빕스라는 대표 브랜드를 통해 매장뿐만 아니라 홈스토랑 분위기를 내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뼛속까지 음식만을 사랑할 것 같은 그는 본래 생물학도였다. 외식과 관련된 경험이 전무했던 터라 다른 직원보다 더 열정적으로 매달렸다.


애정 가득한 독일식 족발… "식품 이상의 라이프스타일"


이 프로가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제품은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하는 슈바인학센이다. /사진=장동규 기자
이 프로에게 애착이 가는 제품은 무엇일까. 바로 독일식 족발이라 불리는 슈바인학센이다. 그는 "700g 이상의 큼직한 돼지 앞다리만을 엄선해 48시간 이상 저온 숙성해 쫄깃하고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한다"면서 " 5시간 이상 통째로 조리해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한 맛이 으뜸이다"라고 자랑했다.

낯설었던 독일식 족발은 출시 두 달이 채 안 돼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에게 새로운 식문화를 선물한다는 일념이 통했다. 독일식 족발은 낯설다. 이 프로는 "맛뿐만 아니라 패키지 디자인까지 호평을 받았다. 최근 한 달간 슈바인학센 판매량은 출시 첫 달 대비 약 2배 이상 오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의 목표는 '소비자들을 기대하게 만들고 브랜드를 통해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CJ푸드빌은 외식 브랜드의 강점으로 20여년의 시간 동안 매장 방문을 통해 형성된 브랜드 선호도를 꼽는다. 그는 "하나의 메뉴를 매장, 딜리버리, RMR까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선보여 브랜드 가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며 "RMR도 고객 접점의 한 축으로서 단순히 간편식 제품을 넘어 매장에서 느낀 행복한 외식 경험이 가정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렌드를 제품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 고객들이 경험했으면 하는 문화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일관되게 제시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영선 youngsun@mt.co.kr  | 

안녕하세요.머니S 유통 담당 한영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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